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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공부를 해야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학생이니까 공부 해야한다? 이런것도 아니었다.

공부해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룬다?


애초에 그시절에 나는 일반적인 방법으론 무슨수를 써서도 이 땅에서는 닿을수 없는

프로 드라이버 라는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지금 까지도.


내가 학교 공부를 한다고 닿을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저 그와 비슷한 무언가를 할수 있는 자동차쪽 엔지니어링을 전공으로 하는

무언가 자동차쪽에 관련됀 무언가를 했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고


구체적인 생각 이라곤 대학교의 자동차과 또는 자작 자동차 만들기 동호회 라던지 프로젝트 라던지

그런게 꼭 해보고 싶은 것들중 하나였다.


애초에 학교에선 이루고 싶은 것을 '직업' 으로 정해준다.

난 거기에 합당한 답을 내 놓을수 없었을 뿐이었고.






그렇게 목표 의식이 없던 내가

입안에 혓바늘이 돋고 

눈에 실핏줄 터지고 

코피 나고 

머리가 빠지고 

걷다가 골아 떨어질 만큼 악독하게 공부 했던 이유는

그저 남들에게 지고 싶지 않아서 였다.


아무리 봐도 저새끼가 나보다 인성이 못한데, 나보다 열심히 안하는데, 

그런데 내가 저새끼 보다 성적이 낮을순 없다 라는 열등감과

그로 인한 강박, 강박으로 인한 불면.


그 때는 내가 지적 장애 수준의 지능을 가졌다는걸 인지 하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됄꺼라고 생각 했고, 그래서 너무 과하게 열심히 했다.


그렇게 나는 평균점수 60점을 넘어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

고등학생이 됀 이후로는 40점 넘겨 본적도 없는걸로 기억한다.

고등학교 시절 봤던 모의고사와 실제 수능시험 까지 합쳐서

최고 등급이 5등급 이었다.


난 매순간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

매순간 치열했고 난 무조건 저새끼를 깔아 뭉갰어야 했다.


그래서 난 학창시절에 공부에 대한 미련은 남지 않는다.

더 열심히 할껄 하는 후회 같은것도 없다.

난 내 선택에 후회 하지 않는 사람 이기도 하고.

후회가 남는다면 공부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 정도겠지.

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공부 했을꺼다.






난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 했었다.

뭐 물론 현대 사회에서 직업에 귀천 없다고 하지만 있는것 아닌가.

다만 그럼에도 불구 하고 내가 할수 있는 일이냐 할수 없는 일이냐의 차이에서 싫어도 해야만 하는거지.


난 고등학교 진학 할때 실업계 고등학교는 안중에도 없었다.

난 무조건 공부해서 일단 뭐라도 되겠다는 생각 이었으니까.


문과와 이과를 고를 때 에도 좀더 성적을 쉽게 가져갈수 있을 꺼라고 생각 했던 문과를 골랐다.

사실 그때 이과를 골랐어도 별 차이 없었을 껀데, 오히려 대학 진학에 좀더 속이 편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은 든다.






어쩌고 저쩌고 해서 대학을 진학 할수 있는 기회는 왔었다.

내가 지적장애가 있던 없던 내가 할수 있는 일과 관련됀 학과를 골랐어야 하는데

전혀 상관없는 학과에 가게 됐던 것과


죽을때 혼자 죽는게 죽기 직전의 소원이라고 이야기 하는 내가

낮설고 다른 사람들과 24시간 7일을 똥싸는 시간 까지 부대껴야 하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과


조리실습실 창 밖으로 보이는 자동차과의 실습현장을 바라보고 저건 할수 있을것 같은데.


또 내 통장의 잔고를 바라보고.

남들을 이렇게 웃으면서 지 용돈벌이나 해가면서 대학교 다니는데

나는 왜 이렇게 끼니 걱정 하면서 이렇게나 싫은걸 해야 하는거지?

이 1분 1초도 못 견디겠는 곳에서 24시간 7일을 숨쉬는것 마저 감시 당하면서?






먹고살기 급급 하고

2년간의 칩거생활

그보다 더 나빠진 집안 사정

내가 책임 져야할 것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지적장애


남자나이 28세

큰 문제가 없었다면 보통 올해 4년제 대학교를 졸업 했을 나이다.

주변의 가까운 친구들은 모두 대졸자이며 대학원생도 둘이나 있다.

몇몇을 제외 하곤 학교다니면서 용돈받아 생활 하던 친구들이다.

내가 너무나도 부러워하는 그런 친구들이다.


대학교를 못 배운것이 사회에 나와서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 꺼라고 생각 하지 못했다.

20살 대학교를 그만두고 기술직을 선택 한 순간 난 대학교가 필요 없을꺼라고 생각 했다.


그게 잘못됀 선택 이었단걸 이제야 알아버린거다.

고졸의 학력으로는 닿을수가 없다는걸.


지방대 나온 놈들은 지방대 나와도 고졸이랑 똑같다는 소리 하지만

너희에겐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 거기에 닿을수 있을지는 별개지만


나에겐 기회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

이건 분명히 다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뭐 고등교육을 받을수 있는거냐? 그런것도 아니다.






그래 먹고사는 문제, 돈문제는 두번째로 미뤄 둬 보자.

그거 미뤄 두고도 내 지적장애는 충분히 큰 문제가 됀다.

여덟살 열살 어린아이들도 나보단 사고능력이 좋을텐데 당연히 문제가 됀다.


그리고 난 이제 더이상 안돼는 공부 하고 싶지 않다.

이미 충분히 안됀다는걸 알아 버렸다.


이 상황에서 육체적인 병까지 얻었는데

어차피 안됄꺼에 육체적 고통과 심리적 고통을 동시에 감당 해 낼 자신이 없다.

누가 돈 대준다면 모를까, 난 벌어서 대출금 갚아야 하고 집에 생활비도 줘야 하고

내 미래에 대한 노후 설계도 해야한다.


그리고 어렵게 어렵게 자동차를 가짐으로써

죽지 않고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난 이걸 포기 할수 없다.

이걸 포기 할 바엔 죽겠다 차라리.

다시 그런 죽지못해 살아가는 

죽을날만 기다리는 의미 없는 삶을 살아 가고 싶지 않다.


동시에 하려면 할수야 있겠지 못할껀 없겠지.

아주 많이 고통스럽겠지. 병든 몸으로 더 많이 더힘든일로 픽픽 쓰러져 병원 신세 져가면서 일하고

아무리 해봐야 도움안돼는 공부 해가면서 또 얼마 안남은 머리카락들만 빠지겠지.






나는 전생에 아주 중죄를 지었던 범인 이었던것 같다.

살았지만 죽은것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병과 함께.

아주 오래 천천히.




되게 오랜만에 기분이 우울하다.

이렇게 우울해 보긴 정말 오랜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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