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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는 다고 했다면.

난 두렵지 않았을 것이다.


맛있는것도 먹고, 술도 먹고, 담배도 많이 피웠을 것이며

건강 관리에 하나도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죽는다고 했다면.


하지만 난 당뇨병이다.

죽지 않는 병.

죽지 않고, 사람이 겪을수 있는 최대한의 고통을 천천히 겪어가며

내 신체 일부분들을 여기 내어주고 저기 내어주고

종국엔 눈과 팔다리까지 빼앗겨 가면서도 죽지 못하고

오래 오래 살아 남아 죽는 날만을 기다려야 하는 병.


매일 매일이, 그날 죽지 못한 것에 후회 하며 살아 가야 하는 병.




당연히 내 것이라고 생각 하고 살아 왔던  날들

내 팔과 내 다리 내 손가락 내 발가락 내 눈 내 머리카락들.


당뇨병 환자가 된 순간 부터 이미 내 것이 아닌데.

결국 언젠가는 내놓아야 하는 부질 없는 것들.




한동안은 내가 당뇨병 환자 라는 것을 잘 느끼지 못 했었다.

극도의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 했었으니까.


헌데 요즘은 느낀다.

하루에 600그람씩 닭가슴살을 먹고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고 지방 섭취를 적당이 맞춰와도

계속 되는 근 손실과 체지방량의 증가. 105kg 이후로 계속 해서 근육량이 줄고 지방량이 늘고있다.

아무리 좋은 단백질을 섭취하고 아무리 좋은 칼슘제를 먹어도 아무리 극단적으로 관리 해도.

내 손톱과 발톱은 여전히 찢어진다. 깨지는 것도 아니고 찢어진다.


당뇨병인지 모르고 지내던 시절에 손끝의 피부들이 엄청나게 벗겨졌었는데

그게 아직도 치유가 안됐다.

심지어 오늘은 어쩌다가 손 끝을 다쳤다.

그런데 12시간이 지난 지금 까지도 피가 난다.


눈도 침침하다.

예전의 시력이 아니다.

가까운 것이 흐려지기 시작 하고

빛에 둔해졌다.


이렇게 난 결국 당뇨병 환자구나.

결국 내놓아야 하는.




사람으로 태어 났기에

난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하고자 했다.

사랑 했고, 행복 하려고 노력 했고, 남들이 하는건 나도 하고 싶었다.


그래선 안되는 팔자를 가진 난데, 그런 나에겐 그런 생각 마저도 너무나도 큰 잘못 이었나보다.

그런 팔자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온 나에게 내려진 벌.

나는 지금 당뇨병 이라는 벌을 받고 있구나.


나는 아직도, 그날 죽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

그날 죽었어야 했다, 그 때 죽었어야 했다.


나는 결국 그날 죽지 못했기에

결국 이렇게 하나 하나, 내 것이라고 생각 했던

내 몸들을 하나 하나 보내면서, 죽을 날만 기다리며

긴긴 삶을 영위 하겠구나.


그 날 죽었어야 했다.

그 때 죽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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