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일기장 2017. 7. 2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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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있어서

내게 가장 활력을 주는건 섹스였었다.

사랑했었던 여자와의 시간은 내가 앞으로 더 삶을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줬었다.

남들보다 느즈막히 알게된 섹스의 환희는 얼마 가지 못했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 다짐 했다.

이것도 고통의 한가지겠지

모를땐 그냥 아 좋겠네 싶었지만

알고 나니 남들은 이것으로 버티며 살아 오는 거라는걸.



하지만 내겐 다른 활력이 있다.

전에도 후에도 언제나 일관성 있게 자동차였다.


난 출근이, 퇴근이 기다려 진다.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니까.


섹스 전의 흥분 만큼이나 나는 운전이 즐겁다.


내 발로 내 무릎으로 동력이 맺고 끊어지는 순간들을 즐기고 싶고

내 손으로 내 허리로 아스팔트를 느끼며 날카롭게 베어 나가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럴 능력이 없다.

원치 않는 빚의 노예가 되어서

머리카락만 숭숭 빠질 뿐이지.

아직 내 벌의 종류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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