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결국은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
17세 때나, 35세가 된 지금이나.
별 다르지 않은 정신세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만.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불평하고, 불만하고, 눈앞의 불합리한 것들을 헤쳐 나가고 고쳐 나가고 싶었던
이건 아니다 이렇게 하는 건 누가 뭐래도 옳지 않다 했던
한 살이라도 더 어렸던 그때와는 다르게
이제는 어떻게 더 편하게 쉽게 벌어먹고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편하게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을까
돈이 돈이지 더러운 돈이 어딨냐
돈 많으면 그게 장땡이다
그런 생각들 뿐이다.
현실과 타협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의 유연성이 그때만큼 유연하지가 않다.
대졸 중소기업 초봉 3500인 시대에
도합 5년 차의 전기공임에도
고졸에 불과하고, 여전히 전기산업기사 전기기사 합쳐 필기시험만 6회 낙방한 나는
연봉 3천도 넘기는 게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어렵다.
이제는 병을 얻은 뒤 몸이 안 따라 줘서 투잡도 못 한다.
남에게 지기 싫고, 무엇을 할지 몰라 걸림돌이 되기 싫어 공부했던 초중고등학생 때 와는 다르게
이제는 편하게 벌어먹고 살고 싶어서 공부하고
나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세상은 변치 않아서 내가 그걸 따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주제넘은 생각이지만 그냥 남들만큼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달라지지 않은 거라고는
그저 나는 가솔린을 태우는 수동변속기가 달린 진짜 자동차가 좋다는 것뿐.
그리고 난 여전히 패배자이고 앞으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것뿐.
아... 하나 좋은 점이 있다.
평생을 괴롭혔던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내 한계와 수준을 인정 한 뒤에...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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