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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째 치료 중이다.

강박장애


사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내가 왜 강박 장애 인지.

그래서 왜 일을 못 하는건지.


그래서 왜 내가 이러고 있는건지.

내가 지금 무슨 치료를 받고 있는건지.


5개월째 그저 비슷한 말들을 의사와 주고 받으며

5개월째 같은 약을 같은 방법으로 먹고있다.


달라진것이 있다면

약의 영향인건지, 아니면 플라시보 인지

정말로 우울하지는 않다.

기분이 다운되어 있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근데 그 뿐이다.

아무것도 내 취업전선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강박장애.

나의 증상은 일을 못한다.

왜 일을 못하냐 함은 나도 잘 모른다.

'그저 못할까봐 두렵다' 가 이유다.



부모님과 크게 싸운적이 많다.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 하면서

부모님께 진실을 알려 드렸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님은 내가 어릴적부터

무언가를 했을때 한번에 잘 하지 못하면

"그래 네가 하는 일이 그렇지."

"넌 안돼."

"야 하지마."

"그거 밖에 못해?"

본인들은 모르고 계셨다.


나도 딱히 원망 하진 않았지만

나에게 항상 자신감이 결여 되어 있고

한번에 능숙하게 해내지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겁을 먹고 있는 이유가

아마도 어릴적 저 말들을 들었던 기억에서 오는것 같다.



올해가 아무것도 없이 그냥 지나 갈지도 모르겠다.

1월 말에 일을 관둔 뒤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니.

취직에 대한, 일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도

또는 나 혼자 생각만 하더라도, 당장 내가 다시 시작할 일에 대해서

내가 다시 처음부터 완벽하게 못하면 어쩌지, 실수하면 어쩌지, 관두라고 하면 어쩌지 하면서

불안감에 빠진다, 말을 더듬고 몸이 떨린다.




혹자는 

"일하기 싫은건 아니고?" 

"그건 누구나 다 그래! 겨우 그게 무서워서 일을 못하냐!"

라고 한다.


글세.

일하기 싫은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불과 8월 까지만 하더라도

매일 매일 구인구직란을 보고 있었다, 그저 그걸 보며

내가 이걸 할수 있을까... 하며 불안해 했을 뿐.

그리고 실제로 4번의 면접에서 빠꾸를 먹고,

1번 취직 했다가, 경력직이 와서 밀려났을 뿐.


누구나 다 일하기 싫어하고 두려워 한다. 그런다는거 나도 알고 있다.

나도 처음 자동차업계 취직해서 일할때 고생할꺼란거 힘들꺼란거 알고

그것을 잘 견뎌 왔으니, 그런데 문제는 일이 힘들고 안힘들고의 문제가 아니였다.


근데 문제는,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우울하진 않다.

다만 하루 하루가 의미 없을 뿐이다.

하루 하루 죽을 날만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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