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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호박 꿀

현대 문명의 상징이자 현대 문명 그 자체인 석유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 마다 내가 하는 생각은 한결 같다.


결국 언젠가는 인류는 석유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게 될것이다.

언젠가는 내연기관이 멸종 위기에 놓일 것이고


가솔린을 태워서 상하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주는 기계는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될것이고

종국에는 사라질 것이다.


나는 그저 그것이 내 생애에 벌어지지 않기 만을 기대할 뿐.





작년에 제주도에서 2박 3일간 렌터카로 사용 했던 전기 자동차는

정말 훌륭한 운송수단 이었다.


미래에 석유를 대체 할수 있는 에너지가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최종적으로 소비자 에게 공급 할수 있는 가장 편하고 효율 적인 방법은

결국 전선로를 따라 집안 곳곳에 뿌려질수 있는 전기 에너지 이다.


조용하며 즉각적이다

언제든지 최대 토크를 사용 할수 있기에 빠르기도 엄청 빠르다.

운전 하기도 편하고 대부분의 에너지가 열로 방출 되며 거쳐가는 과정이 많아 손실이 큰 내연기관에 비해서

전기 모터는 훨씬 효율적이다.

이것이 운송수단의 어쩔수 없는 미래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운송수단이다.

생활을 편리 하게 해 줄 뿐이지

수컷의 야망을 채워 줄수 있는 그런것은 이제 더이상 아니다.




자동차가 그냥 운송수단인가?

단언컨데 아니다.




나 보다 더 크고

나 보다 더 무겁고

나 보다 더 시끄러운 것을

하나 하나 정복 해 나가고

그것에 희열을 느끼는 수컷의 DNA 는 지워지지 않았다.

그것의 결정체가 자동차이고 내연기관 이라고 생각한다.


회전수가 오르면 내 심장 박동수도 오른다.

전기자동차, 그래 어마어마 하게 빠르다.

하지만 중요한건 속도가 아니다.


빠르지 않아도 상관 없다, 아니 빠른것은 관심 없다.

뜨겁게 울부짖는 나보다 배 이상 큰 이 괴수를 내 손발로 맘껏 조련하고싶다.


이름모를 호르몬들이 내 뇌를 채우고 정신이 아득하다.

어떤 것으로도 채울수 없는 설명 할수 없는 그 무엇들로.


남성성 마저도 숨기고 거세 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나는 왜 아직도 그런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

왜 나는 자동차가 아니면 안되고 가솔린이 아니면 안되는 것인지

왜 그렇게 하이레브에 열광하고 흥분하는지


왜 그것이 자동차 여야만 했는지 궁금하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신의 호박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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