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세어보면 약 9년 정도
강박장애
불안장애
그리고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다.
나는 다행히도 좋은 의사를 만났고
그 의사의 궁극적 처방은
남 탓
이었다.
모든 것이 나로부터 발생한 것이 아니고
남 탓도 있다는 거, 그렇게 남탓 하고 놓아 버리라는 것.
근데 이게
참 쉽지 않다.
남 탓이라는 게 잘 되지 않는다.
내가 멍청한 건... 그냥 내가 멍청한 거다...
세상이 이런 건... 내가 심각하게 멍청해서 세상에 못 맞춰서 그런 거다...
내가 이렇게 살수 밖에 없는 건... 다 내가 멍청해서 이다...
그 와중에 다행인 건 10대 시절과 다르게
남들은 다 하는 기본적인 것들 조차도 (지금 같은 경우는 전기 기사)
나에게는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체득하고 받아들였다는 점 정도.
웃기는 건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는다는 강박에선 못 벗어났다.
평생 달고 갈 것 같다 정도의 차이 일 뿐 이 완벽에 대한 강박은.
어느덧 일주일 후면 백수 생활 한지 만 10개월이다.
장기전으로 갈 거라고 생각 안 한건 아니지만
이건 생각 외의 장기전이다.
물론 전 직장에서의 수입이 짭짤한 편이었고
퇴직금도 꽤 두둑 했던지라 돈이 있으니까 가능했던 거겠지.
하지만 나에겐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다.
수천만 원을 모았던 나지만 결국 10개월이 지난 지금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빼서 쓰고 있다.
이제는 몸이 아파 오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30대 중반이 되어 가면서 정말로 정말로 체감이 되고 있다.
이제 나는 정말로 답이 없다.
경계선 지능
거동불편 환자 두 명과 경제 활동 할 생각 없는 동생을 혼자 케어하는 돌봄 가장 청년
심지어 본인조차도 난치병
지속적으로 큰 힘쓰면 기절하는 고치지 못하는 몸
거기에 정신질환
넉넉하지 못한 사정
이젠 다 써버린 재산.
설상가상 세상 가장 좋아하는 건 가짜 자동차가 아닌 '진짜 자동차'
누가 봐도 극한의 답이 없는 삶.
내가, 진심으로 결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아 하고
진심으로 나의 자손을 남기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 생각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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