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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나는 자동차가 좋았다.

그래서 다 때려 치우고 자동차를 배웠고 자격증을 땄고

1년간 개발원을 다니면서 많은걸 배웠고


자동차 정비 업계에 발을 들였다.



첫 취직.

나의 기술 나의 자격증을 가지고 내가 직접 근로계약서 까지 쓴 내 첫 취직.


일은 괜찮은 편이었다.

내 성격이 모나다 보니까 세일즈가 안된다.

그래서 판매가 잘 안된다, 자신도 없다.


단순 노동을 선호 했다.


타이어 매장 이었고 정비도 하는 곳 이었는데.

난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이었기에

세일즈는 다른 직원들이 했고 난 단순 노동만을 했다.



세일즈에 너무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정비에도 너무 자신이 없고 흥미조차 없었다.




더군다나 정비부장이 아주 쓰레기 새끼였다.

내가 하필이면 첫 취업에서 쓰레기를 만나 버린건지

안그래도 내가 내 스스로 내가 한번에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고

한번에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너무 늦고 잘 못하고 어설픈 것에 대해서 스스로 너무나도 화가 나는 상황에서

그 인간의 괴롭힘은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힘들었다.


난 처음 하는건데, 할수 있을것 같은데, 그에 맞는 공구 mm수도 못 맞춘다고

작업 자체를 건드리지를 못하게 했다, 난 언제나 한번에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 왔었고

완벽해 지기 위해서 퇴근 후에도 여러 차종에 대한 정비 정보들을 찾아 보곤 했다.


하지만 다음 날에도 난 똑같았다, 좀 나아 졌지만 또 처음 하는 작업이나, 처음 만져보는 차가 들어와서

내가 또 버벅대면 1초도 못 기다려주고 그것도 못하냐고 넌 이거 다신 할 생각 하지 말라며 공구를 뺐었다.

너무나도 힘들었다, 내게 손도 못 대게 했던 것이.


결국 회사 사정으로 정리당할 위기에 놓여 있길래

차라리 맘 편하게 관뒀다.


근데 문제는 그 이후로 일을 할수가 없다.

일을 하는게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여전히 난 차가 좋다.

단순 노동 이었지만 난 괜찮은 일 이라고 생각 했다.

세일즈만 할수 있었다면 천직 이었을지도 모른다.

부장의 괴롭힘 따위 참을수 있었다.


일이 힘들지만은 않았다.

짧게나마 손님들 차 운전 해보고, 신기했었고

어쩌다 S클래스 같은 엄청난 외제차들이 들어오면 신이 나곤 했다.



최근에 병원에 갔을때, 의사가 처음으로 내가 하는 말들을 듣고

활짝 웃으며 아주 좋아졌다고 얘기 했다.


오늘은 어쩌다가 중고차를 알아 보게 되었는데, 차들을 보다 보니 다시 일이 하고 싶어졌다.

여전히 두려운건 마찬가지고 다리를 떨고 손을 떨고 불안해 하면서 결국 구인란은 보지 못 했지만서도...


다시 일을 시작 하게 된다면 난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다시 자동차 일을 해야 할까? 다시 정비 업계에 발을 들여야 하는 걸까?


내가 할줄 아는건 자동차와 운전 밖에 없다.

나이가 어려서 운전직은 안 시키려고들 하고


정비는 내가 기술이 없다.

정비 기능사만 있을뿐 실제 현장에서 한번에 척척 해낼수 있는 기술이 없다.

기술이야 배우면 된다고 하지만, 어떤 사람이 직원한테 자기가 터득한 기술을 쉽게 알려 주겠는가?


솔찍히 저런 일을 겪고 나니 정비는 자신이 없다.

하면 하긴 하는데 기술이 없으니 오래 걸릴 것이고

분명 난 엄청난 욕을 먹게 될 것이고 또 쓸모 없는 녀석이라고 욕을 먹고

잘리듯 그만 두게 될 것이 뻔 하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고민 된다, 잠이 오지 않는다.

다시 내가 일을 할수 있을까, 보통 사람들 처럼 살수 있을까.


다시 내가 자동차 업계에 발을 들여도 되는 걸까.


아니, 이렇게 실수 투성이고 쓸모 없고

일 할줄도 모르는 내가


다시 일을 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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