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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하니까 징짱 사진하나 끼워놓고 시작.


아무도 날 이해 못하더라
구글에 검색해도 안나올 정도...

사실 일하기가 싫은것 보단
일하는것이 무섭고 두렵고 겁난다.
자동차업이 아닌 모든 영역에서
사람과 함께하거나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는것이 너무나도 무섭다.


내가 배운 거라곤 자동차 정비 뿐이었는데 그래서 내가 할수 있고 자신 있다고 생각 한 것이 자동차 였는데.

첫 사회생활이었던 자동차 정비업계에서 쌩신입이었던 나는 

작업을 하라고 지시 받은뒤 5초 내에 정확히 짚거나 정확한 공구를 들고 오지 않으면 다시는 그 작업을 할수가 없었다.

노력하는 나에게, 땀흘리는 나에게, 굶주린 나에게, 열심히 하겠다는 나에게 10초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여기를 건드리고 여기를 건드리면 되겠구나! 라는게 파악 되는 순간
야 나와 너 이거 다시 하지마! .........

못한다는 소리가 너무 듣기가 싫었다.
그래서 어깨너머로 열심히 공부했다.
퇴근하고 집에와서 책을 보고 인터넷을 찾아가며 공부했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한번이라도 내가 빠꾸먹지 않고 작업을 끝까지 해볼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으로.

하지만 한번 빠꾸먹은 작업은 난 다시는 시도 조차 해보지 못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떻게 할수 있는게 아니었다.

두달간의 그런 부담감과 스트레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시험에 나왔던것과 똑같기에 처음부터 잘할수 있었던 
타이어 교환과 브레이크 패드교환 외엔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아무런 기회도 내겐 없었다, 아무리 내가 의욕적으로 하려고 해도 그들 눈에는
내가 하기 싫어서 안하는 것으로 보였다. 초보라서 처음이라서 못한다고는 생각 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겪은 경우가 특별한 경우 일수 있다.
같이 있는 직원들이 하는 말들도, 야 저새기 저 성깔 어디다 쓰겠냐 그랬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 했을 적에도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야 당연히 처음엔 못해서 욕먹지 그거 가지고 그러냐ㅋㅋ"
라는 화만 더 돋우는 대답 들이었던것이다.
나도 욕먹을꺼 예상 하고 갔다, 심지어 욕먹어도 별 감흥도 없었다.
그리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 했다.

겨우 그정도 였으면 내가 이렇게
또다시 그런 일이 있을까봐, 또다시 그렇게 해서 직장에서 짤리게 될까봐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무조건 처음부터 막힘없이 척척 잘 해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없다.

물론 내가 직원들의 눈엣가시 였던건 뭐 알겠다.
성미 급한 부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장 맘대로 신입을 채용 했으니
직원들이 얼마나 싫어 했겠나, 그 히스테리 다 받아 줘야 하고. 하루종일 붙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난 자동차업 뿐만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들이 두렵고 무섭다.
아무도 날 이해 못한다, 아무도 날 이해 못 한다...
배고프고 처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 하기가 너무 무섭다.
일종의 히스테리, 트라우마, 결벽증 같은것이 생긴것 같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하지 않으면 다시는 할수 없다는 압박감.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사람을 상대 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도 무섭고 두렵다.


나는 지금 통장 잔고를 바라 보면서
뫼비우스의 띠를, 풀리지 않는 매듭을, 무한궤도를 그리고 있다.

돈이 없다 -> 일을 해야 한다 -> 일 하기가 너무나도 무섭다 -> 근데 돈이 없다 -> 일을 해야 한다


내 유리맨탈이 두부맨탈이... 그떄 엄청난 충격을 받은것 같다.
솔찍히 나에게 지금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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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동차 정비 기능사 이다.


하지만 자동차 정비는 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카센타, 공업사 등)

일반 정비보다는 특정 부위 전문 취급점을 선호 한다.

(하체 전문, 타이어 전문, 변속기 전문, 엔진 보링 전문 등등)


왜?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건 한국이라는 배경 내에서 어쩔수 없고

바뀌지 않을 것들이다.


잠시 정비 업계에 있으면서 느낀것들과 들은 것들이 있고

내 동기들의 카센터나 공업사 현장 경험에서 듣는 것들도 있다.




1. 자동차 정비 공임이 싸다.

이건 차 좋아하는 사람들 이라면 누구든지 그렇다고 생각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블루컬러의 공임이 저렴하다.

기술직에 있는 사람들을 못배우고 무식해서 저런거나 한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서상

점검이나 이런건 다 무료다.

우리나라는 진짜 차 관리하기 좋은 나라다.

현대기아 부품값은 다른 브랜드나 수입차에 비해서 많이 저렴 한데다가

공임까지 저렴한 편이니.






2. 기술직은 무식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자동차 정비를 굉장히 쉽게 본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다 (무식 하다는 소리가 절대 아니다).

심지어 심한경우 어떤 사람은 "정비나 하는 주제에 뭘 알아!" 라는 소릴 들은적도 있단다.


"아니 뭐 그거 바꿔 끼우는데 무슨 공임을 받아요?????"


이 말을 들었을때 나는, 별것도 아니면서 왜 돈받냐고 그냥 해달라는 소리로 들었다.

그때 내 머리속엔 "그렇게 쉬워 보이면 직접 하지 왜 나한테 시키냐."

물론 단 한번 겪어본 일 이지만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보통 우리나라 정비소는 공임값을 잘 부르지 않는다

뭐 얼마에요? 하고 물으면 공임까지 합쳐 부른다.

공임 따로 부르면 항상 "무슨 공임을 그렇게 비싸게 받아요???????"

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3. 어쩔수 없는 한국인의 빨리 빨리

각 부품을 조이는 볼트 너트 마다 규정 토크값이라는게 있다.


사실 정비지침서를 찾아 가면서 규정 토크 값에 맞게 토크렌치로 조여 줘야 한다.

근데 실상 정비소 에서는 그게 불가능 하다.


왜?


빨리 빨리

빨리 빨리 하라고 언제 다할꺼냐고 재촉 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끝날때 까지 서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


그러다 보니 엔진같은 예민하거나 아예 몇일을 맞겨야 하는 작업이 아니고서야

바퀴 탈착 작업 같은 경우는 에어임팩에 있는 간이(?)토크 조절로 그저 꽉 조인다.

토크렌치가 없냐고? 다 있다. 바퀴 네쪽 정석으로 너트 조이는데 30분 넘게 걸리는데

재촉 해서 못 쓸 뿐이지...


정비 하는 사람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부분이다.

정석대로 하면 빨리 안한다고 실력이 없다고 하고

정석대로 안하고 빨리 해주면 믿음이 안가서 못 가겠다고 하고.

기계는 공 들인 만큼 인데.




4. 그것도 못고쳐? 돈 받고 뭐한거야? (이 경우는 좀 보기 드문 경우)

위의 2번 항목과도 약간 겹친다.


왜 무조건 뭐 문제 있으면 교환 수리 하려고만 하냐는 사람들이 있다.


답은 소비자의 불만을 없애고 안전을 위해서 교환 수리를 한다.

고장엔 수십 수만가지 케이스가 있다.


만약 차주가 교환 수리를 원하지 않아서 공임을 받고 뜯어서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 수리를 했는데

또 문제가 발생 했다.


그럼 우린 개새끼가 된다.

"돈받고 뭘 한거야!"


또는 교환 수리 하거나

뜯어서 수리하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 다시 장착 하는 경우와

차주의 비용이 비슷할 경우.


공임비를 인정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비슷한 비용 이라면 시간이 적게 들면서도 비교적 확실한 교환 수리를 정비사들은 선호 한다.


물론 이쪽은 정비사의 설명 능력도 영향을 끼치지만.


아무튼 이 경우는 드문 경우지만, 눈탱이 치려고 교환 수리 한다고 생각 하는 사람들 에게

어느정도 적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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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15.04.24 PM 06:52

일기장 2015. 4. 2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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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유리맨탈에 히키코모리 기질을 가진 혼자있을때가 가장 행복한 어른이 되고싶지 않은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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