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끝맺음.

일기장 2022. 7. 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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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알고 지냈던 여자가 있었다.

2년을 거의 매주 붙어먹었다.

그리고 또 1년은 한달에 한번은 봤다. 

 

그래도 나는 이렇다할 감정이 생기진 않았었다.

어쩌면 있었는데 애써 무시 한걸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 한 바로는 이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품으면

그로 인한 고통이 너무 컸기 때문에.

특히나 24살 그 어린 나이에 경험했던 끔찍했던 사랑의 기억 때문에.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2020년 11월 이었다.

드라이브 삼아서 그친구랑 담배 한대 피러 갔는데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가 맘에들고 고백까지 받았는데

연애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때 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이 친구가 연애를 시작하면

나는 지금처럼 이 친구를 자주 볼수 없겠구나.

 

집으로 돌아가서 며칠이 지난 후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주 못 보게 되면 그냥 아쉬운 감정만 생길것 같지가 않았다.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생긴 방어 기제였던걸로 생각 된다.

사실은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던것 같다.

 

그러고 나서 며칠뒤 주말에 동네친구랑 한잔 하고서

취중에 받은 그친구의 전화에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냥 담백하게 나랑 만날래? 물었고

그 즉시 아니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나는 포기 했다, 감정만 앞세워서 사랑하고 연애할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그래서 언제나 그렇듯 나는 그대로 마음을 접기위해 연락하지 않았다.

 

2주쯤 지나서 그쪽에서 먼저 연락 하기 시작 했지만

나는 대답 해주지 않거나 단답으로만 대답 해줬다.

딱 한번만 더 만나서 술한잔 하고 털어버리고 싶었기에

먼저 만나자는 얘기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마음을 정리 했다.

 

그렇게 2021년에는 만남 없이 지나갔고

2022년 올해가 되었고 지난주쯤에 술한잔 사달라는 연락이 왔다.

7월 1일 내 생일 다음날 이었던 어제 만났다.

 

언제 그랬냐는 듯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다.

기억에 남는 거라곤 여자친구 생겼냐는 그친구의 질문과

여자가 있으면 결혼 할 생각 있냐는 두번째 질문 이었다.

 

솔찍히 당황스러웠다 그 순간에

당장 먹고살기 힘들고 딸린 가족이 있기에

나는 하고싶어도 할수 없는 결혼을 차라리 하기 싫다고 하고 다녔다.

근데 차마 아직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는 이 친구 에게

결혼생각이 있느냐 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 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말을 아끼고 넘어갔다.

 

술자리가 끝나고 헤어지기 직전에

드디어 나는 맘속에 얘기를 꺼냈다.

근데 긴말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끝난 마당에 구구절절 설명하기 싫었다.

그냥

 

그때는 진심 이었다.

 

이 한마디만 하고 돌아섰다.

상대방의 대답은 그저 귀찮다는 듯한 아 알았어~~ 뿐이었고.

 

 

 

 

 

홀로 숙소로 돌아와서

카톡으로 그 친구에게 안녕 두글자만 남기고 드디어 연락처를 차단 했다.

다시는 연락 받고싶지도 하고 싶지도 않다.

이대로 만남이 이어져 봐야 내 마음만 다칠께 뻔하니까.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만나서 예전처럼 웃고 떠들고나서 마음 완전히 접겠다고 했으니까.

 

근데

 

고개를 돌려보니 이게 있더라.

생일 축하 한다고.

 

1차 술자리가 끝나고 화장실좀 쓰겠다길래 모텔키를 넘겨주고 난 밖에서 기다렸는데

그 때에 가져다 놓은거였지 싶다.

 

그저 끌어안고 조금만 울었다.

그렇게 나는 더 커지기 전에 맘을 접었다.

다시 그런 고통을 겪고 싶지 않기에.

이렇게 인연을 끝 맺었다.

 

꿈 같았던 지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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