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대꾸
난 절대로 윗사람의 말에 말대꾸를 하지 않는다.
말대꾸 해봐야 서로 말만 더 길어져서 더 피곤해 지기만 했으니까.
과거엔 필요하다면 말대꾸를 했었다.
말대꾸를 안 해야겠다고 결정하고
그 후로 한번도 하지 않았던게
아마 군대 에서 부터 시작 됐던것 같다.
생각 짧은 20대 초반 찔찔이들이 죄다 모여 있는 그곳에서
계급으로 사람을 나눠 놓으니
생각 없는 자가 권력을 가졌을 때 무슨 짓을 할수 있는지를 볼수 있다.
내가 옳든 틀리든 무조건 상급자의 말에 대답하고 동의 하는 것 만이
피곤하지 않게 몸과 마음이 편하게 지낼수 있는 방법 이었다.
어차피 내가 옳고 그대가 틀리다고 해서 내가 내 이야기를 해봐야
결과는 더 안좋아지기만 했지 달라지진 않았으니까.
그후로 사회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항상 나는 내가 맞고 상대가 틀리더라도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일이 있었다.
전 직장에서 내 잘못이 아닌데
그냥 내 잘못으로 가볍게(?)한소리 듣고 끝났다.
나중에 진실을 알게된 상사가 묻는다.
왜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안하냐고.
나는 답한다.
그 상황에서 얘기 해봐야 말대꾸 밖에 안되고
상황이 나아지거나, 묻는다면 그때 다시 말씀 드려야 했는데
그럴 기회가 안왔을 뿐입니다.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라는 상사의 말에도
난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
말 대꾸를 못 하는 것이 이젠 내 특징이 되어 버린것 처럼.
새로운 직장을 다닌지가 이제 1개월이 조금 넘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인간들의 유형중 새로운 유형을 만났다.
완전 새로운 유형은 아니고
내가 군대 있을 때 내 분대장과 내 사수가 동반입대한 친구사이 였는데
끼리끼리 논다고 아주 똑같은 놈이었고... 인간 쓰레기였다.
장애인 괴롭인 이야기, 학생때 학우들 괴롭힌 이야기
각종 범죄들을 자랑스럽고 남자다운 행동인것 처럼 이야기 했던
그 인간 쓰레기들인데
심지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자기 듣고 싶은대로 듣고
너는 이러이러 할꺼야 하고 자기 맘대로 못박고 강요하고
그걸로 안되니 없는 이야기 까지 만들어서 사람을 모욕하던 놈들이었다.
물리력을 행사 했던게 아니니 마음의 편지를 통한 고발도 불가능 했고.
사회에 나와서 한동안 그정도 쓰레기들을 본적이 없다.
그것이 내가 사회생활을 견딜수 있는 힘들중 하나였다.
내가 그런 인간 폐기물들과도 2년을 버텼는데 이정도 쯤이야.... 하고.
헌데 새로 만난 상사가
딱 그렇다.
거기에 쌍욕,모욕,인권모독 까지 더해졌다.
다른점 이라고는 여기선 내가 떠나는것 말곤 방법이 없다는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표정 하나 변치 않고 견디니
이제는 공개적 모욕에 공개적으로 내 부모님을 욕한다.
그래서 들이받았다.
녹음을 했고
증거를 남겼고
짐승같은 인간한테 말해봐야 통하지 않을게 뻔하기에
팀장을 통해서 각부터 팀장 과장에게 알려졌고
그를 통해 이사의 귀까지 들어갔다.
사과 아닌 사과를 받았다.
아마 강요에 의한 사과 일테고 일파만파 일이 커질것을 예상해서 초반에 꺼버린걸수도 있다.
녹음본을 가지고 있으니 고소를 한다거나 자극하면 그길로 바로 노동청 갈수도 있으니
회사 입장에선 쉽게 해결하고 싶을테니 사과 하라고 했겠지.
그래서 기분이 더 더럽다.
어쨋든 부조리를 폭로 해서 나도 그놈에게 공개적 망신을 주었고
나에게 사과 함으로 써 자존심도 꺾었다.
당하고만 살았던 나도 드디어 한방 먹여봤다.
하지만 난 아마 회사에서 좋은 이미지는 아닐꺼다.
언젠가는 여길 나가게 될꺼다.
내가 못견뎌 제발로 나가던
오만가지 사유를 다 갔다 붙여서 해고를 하던.
오늘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이렇다.
내 상사에게 내가 참을수 없다고 생각 한 이후로부터
속을 박박 긇을수 있게 일부러 모든 말에 말대꾸를 하기 시작 했다.
말대꾸나 속 뒤집는 말 잘 못하는 나 이지만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도 나로써 부담이지만
저런 인간 말종의 속을 박박 긁으니 기분은 좋기도 하다.
난 여기서 쫒겨날 생각이다.
따박따박 말대꾸 하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생각 하기도 했고
말 몇마디로 사람 속을 그렇게 뒤집어 놓을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아직은 내 말대꾸들이 미흡하다.
나도 언젠가 말 몇마디로 사람 속 뒤집을수 있는 그런 언어구사력을 가지고 싶다.
평소에 쓰겠다는게 아니라, 때로는 사람이 살면서 그런것도 필요하다는걸 느꼈기 떄문이다.
그래서 난 여기에서 그런 훈련을 하려고 한다.
아닌건 아니라고 할수 있는 용기 뿐만이 아니라
필요 하다면 사람속을 뒤집어 놓을수 있는 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