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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에 걸릴까봐 제목은 못쓰겠지만.

요즘 핫한 드라마를 보고 있다.


공부 때문에 죽고사는 그런 내용인데

작중 초반에 나오는 영재 라는 캐릭터가 있다.


부모가 아이를 학대 해가면서 까지 무조건 성적만 잘나오게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하나도 관심 없고

온갓 수모와 치욕을 먹여가면서 본인들이 원하는 바로만 이끌다가

결국엔 상처만 남고 연을 끊게돼고 파국으로 치닿는 그런 이야기였다.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내 어릴적이 생각나서.


작중의 캐릭터만큼 나는 공부를 잘 했던건 아니다.


그저 아주 어릴적 부터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그런 비슷한 처지를 당해왔고

여덟살 무렵엔 부모님에 의해 내목에 칼이 들어오기도 했었다.

이렇게 멍청한게 내 자식이라니 차라리 죽자고.


나는 심각하게 머리가 나빴다.

지능이 낮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로 지능이 낮을 까봐 겁나서 한번도 지능검사를 받아본적도 없고.

아주 어릴적에 무슨 시설에 가서 주의력결핍 검사를 받은적은 있지만

결과는 내가 보지 못했고 보고 싶지도 기억 하고 싶지도 앞으로 다시 검사 받아보고 싶지도 않다.

내게 남은 가능성 조차도 내 스스로 포기 하게 됄까봐.







공부를 못하니 밥먹을 자격도 없다.

성적이 그거밖에 안돼는데 밥이 넘어가냐.

그거밖에 안돼는 주제에 바라는건 많다.

너같은 자식을 둔게 창피하다.

누구는 하는데 너는 왜 못하냐.

재는 저렇게 놀면서도 너보다 잘한다.



그걸 넘어 서서는



니가 하는 일이 뭐 다 그렇지 뭐.

너같은건 해봐야 안돼는데 뭐하러 하냐.

멍청하면 도둑질도 못한다.

이거밖에 못하는게 창피하지도 않냐.




내 부모님은 그걸로 그래도 때리진 않았다.

한번 때린적 있긴 한데


그때 들었던 생각은

내가 머리가 나쁘니까 인간으로써의 자격이 없구나.

그리고 이런걸 자식이라고 두고 있는게 쪽팔린다는 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맞는게 편하다 였다.


왜냐면 난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최선을 다했고 더이상 잘 할수 없었으니까.




내가 내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다


왜냐면 나도 원했으니까.

진심으로 높은 성적으로 좋은 학벌을 가지길 원했으니까.

내 부모님은 매번 '최소한의 것' 은 해줘야 하는것 아니냐는 말을 하셨지만

난 그것보다 더 큰걸 원했다. 난 최고를 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지고싶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


정도가 심했고 내 자존감을 깎아질렀고

정말로 나보다 열심히 안하는 놈들보다 내 성적이 낮다는걸 알았을 때

그것이 나에게 승부욕과 완벽에 대한 강박을 심어 주었고

불안발작을 겪고 안면마비가 올만큼 스트레스로 시달리기도 했고.


내 가 멍청하고 성적이 낮은것에 대해서 내 스스로를 용서할수 없어서

내 스스로를 너무나도 갈궜었고 그로인해 잠도 자지 않고 과로로 쓰러질만큼이나

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었다, 다시 생각 해도 그보다 잘 할수 없을 만큼.


난 내가 멍청한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내가 노력이 부족 한 걸 꺼라고 생각 하고 싶었다.

난 여전히 학벌이 가지고 싶었고, 저놈들에게 지고싶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고등학생이 될 무렵엔

보통의 학부모와 학생 사이의 관계에선 일반적이지 않은

아이는 공부를 하겠다고 우기고, 부모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상황이 왔었던 걸테고.

그걸로도 한참 실랑이가 있었고.


그 때 조차도 난 내가 멍청한걸 인정 하고 싶지 않았다.

난 멍청하지 않다고, 노력이 부족한거라고.





시간이 흘러서 내가 정신치료를 받으면서

내 스스로가 멍청하다는걸 인정하게 돼면서

나를 갉아먹는 부분에서는 많은것이 변했지만.


과거의 기억들이 쓰라린건 어쩔수가 없는건가 보다.

마음이 아파서 그저 픽션에 불과한 드라마를 보는것 조차도 힘든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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