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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여기서 소변줄 꽂고 3일간 기절해 있었는데.



오늘, 퇴원후 첫 피검사를 했다.

12시간 금식 하고, 가서 피 뽑고...

아침을 8시에 먹었어야 하는데 11시 까지 아무것도 안 먹었더니 저혈당 오는 느낌 이길래

피 뽑고 나와서 혈당 찍어보니 80 나오더라, 저혈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내려가 본적이 없어서 그랬던 걸까.


아무튼 결과는 매우 좋았다.

의사 선생님 께서는 이렇게 좋아지는 경우가 보기 드물 정도로 모든 수치가 매우 좋아 졌다고 한다.

정상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정상인에 '준'하는 수준 으로.


그렇다, 나는 당뇨병

즉 불치병 환자 였다.

자꾸만 망각 하는데 내 병은 불치병이다.


아무튼, 기분은 좋다, 엄청난 고혈당에 시달렸었는데

이제 정상 혈당이 나오니까.


그리하여 이제 인슐린을 끊기로 했다.

내일부터 인슐린을 맞지 않는다.


기존에도 입원 치료 받을때 혈당이 안정 된 뒤로 혈당이 잘 잡히는 편 이길래

퇴원한 뒤 부터 란투스 와 투제오 등 한방 맞고 24시간 지속되는 타입을 맞았었는데

이제 이것도 끊는다.


사실 두렵다, 2형 당뇨에 성인이라 인슐린을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모성처방 지원이 안되는 것도 좀 거슬리고

또 지금까지 계속 인슐린에 의존 해와서 췌장이 쉬고 있었는데, 이제 믿을껀 내 췌장 뿐이니까. 100% 내 췌장에 의존 해야 하니까.


물론 전처럼 엄청 많이 먹고 아무거나 먹고 그러진 않기에 내 췌장이 그 때 만큼 이나 혹사 당하게 두진 않겠지만.




아무튼, 기분이 좋으면서도 껄끄럽다.

그 한달이라는 시간 동안에 이렇게 살 바엔 죽는게 낫다고 생각 하면서 살았으니까.

아니, 난 죽은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 하면서 살았으니까, 죽음만을 기다리면서 살았으니까.


사형 날짜가 정해진 사형수의 기분이 이런 걸까.

난 죄짓지 않았는데. 난 죄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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